금융사들의 글로벌화 진화단계와 인재관리

gci-2016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The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 2016–2017)를 보면 우리 나라는 138개국 중 26위를 차지하였다. 대부분의 지표들은 상위나 중상위권을 차지했는데, 금융 부분은 80위를 차지하였다 (*향후 2번째로 낮게 받는 Labor Market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다). 이것은 같은 아시아 권인 인도네시아(42위), 필리핀(48위), 중국(56위)은 물론 개발도상국인 케냐(50위), 쿠웨이트(65위), 불가리아(59위), 네팔(73위), 우간다(77위) 보다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국제경쟁력 평가 결과를 반영하듯이 한국 금융사들 중에서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중인 회사는 전무하다. 자본, 해외에서의 사업 운영 경험, 업무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성과를 못 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한국회사들의 기업문화, 일하는 방식 그리고 임직원들의 글로벌화가 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갈길 멀은 한국기업의 글로벌화

글로벌화가 필요한 서비스나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의 성적은 참담하다. CJ, KT, 국민은행, 미래에셋은 물론 제조업에서는 글로벌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삼성, 현대 계열사들인 신세계,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도 해외매출이 전무하거나 5% 미만이다. 이것은 서비스나 금융업은 임직원의 글로벌화 없이는 해외에서 성공하기 불가능하지만, 제조업의 경우 한국사람들로 구성된 본사의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따라 전략과 정책이 독단적으로 결정되고, 충성도 높고 성실한 한국인들 중심으로 실행이 되어도 크게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더 일찍 해외에 진출했지만 성과가 미미했던 일본 금융사들은 중앙집권적이고 ‘일본인’, ‘일본방식’만을 고수했던 예전 방식을 버리고 M&A와 현지인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2016년 국제경쟁력 평가 결과를 보면 일본의 금융부분 경쟁력 지수는 17위로 상당히 상위권을 차지하였다. 그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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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싱가포르에 아태지역 총괄을 운영하고 있는 업계 세계 최고인 프랑스 회사와 두 개의 일본계 회사를 기업문화와 인재관리(Talent Management) 관련일로 방문했던 적이 있다. 일본과 한국은 기업문화적으로 여러모로 비슷한 면이 많기 때문에 특히 해외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일본계 회사들의 인재관리가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웠다.

처음 방문한 회사는 아직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뚜렷한 성과를 못 내고 있는 일본 기업이었다. 방문 전 세부적인 질문 List를 요구하고 어떠한 질문들은 빼 달라고 요청하는 등, 아직 기업문화나 인재관리 면에서 ‘글로벌’ 보다는 ‘일본’문화에 훨씬 더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5명이 회의에 참석했는데, 4명이 일본인이었고 한 명이 로컬사람이었다. 나이가 지긋한 일본 분이 법인장 이셨는데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이 거의 불가능한 사람을 아태지역Head로 앉혀놨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 습하고 더운 날씨에 완전 정장에 넥타이까지 동여매고 직급 순으로 쭈르르 와서 앉는 모습과 질문 하나하나에 법인장의 눈치를 살피던 모습이 우리네 모습과 겹쳐서 피식 웃음이 났던 기억이 난다. 당연히 자유로운 Q&A 등은 못한 체로 미리 보내준 질문 List에 대한 형식적인 답변만 해 주고는 끝나버렸다.

두 번째 방문한 회사는 수십 년 동안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못 내다가 최근 10년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던 일본회사였다. 미팅에 4명이 들어왔는데 2명이 싱가포르인, 1명은 대만 사람,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이 일본사람이었다. 일본인은 본사의 전략과 해외 진출 관련 History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했으며, 아태지역 관련 방향과 전략은 최고 인사담당자와 실무자가 설명을 해 줬다.

최고 인사담당자는 로컬사람으로 INSEAD와 리더십 프로그램을 개발 하는 등 많은 권한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회사의 CEO는 로컬 사람이었고 회사 분위기는 여타 외국계 회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글로벌 인재의 확보와 육성 관련이었다. 오랜 기간 동안 일본식 문화와 방식만을 고수하고 시장을 잘 아는 로컬 인재 보다는 일본 본사의 인력만을 주요 자리에 앉힘으로써 일본기업은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낮았고, 그나마 있던 우수한 직원들마저 비전을 제시 못하는 회사를 떠났다고 한다.

실력이 있다고 인정되면 젊은 나이에도 파격적인 승진이 이루어지고 본사 요직으로 발탁되기도 하는 기회가 열려있는 외국기업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 기업들도 예전 그들이 실패했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꼬집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프랑스 회사의 아태지역 총괄에서는 오히려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 그리고는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너무나 공감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뇌리에 생생히 남아있다.

“세계 유수의 대학교에서 석 박사를 받은 한국인들을 그리 힘들이지 않고 데려올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그런 장점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한국 기업의 업무방식과 기업문화 때문에 꺼려하지요.

우리는 당신들과 비교하여 각국의 직원들이 행복해 할 기업문화와 인사 시스템 등 전반적인 Talent Management에 대한 고민의 깊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우리는 수십 년 동안 Global Mindset을 갖춘 리더들을 양성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가장 부족한 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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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들을 방문한 후에 세계적인 헤드헌팅 회사와 컨설팅사를 방문하여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해외에서의 성과와 Talent Management에 대하여 여러 가지 Insight을 추가로 얻을 수 있었다. 핵심은 기업문화와 Talent 이다. 공채 및 본사 한국인 위주의 인력 운영을 벗어나서 Local 인력들에게 권한을 위임 하고 그들이 성공 할 수 있고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해외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로컬 talent와 본사에서 잘 양성된 인력의 balance가 핵심이다. 본사 인력이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한다면 talent, 관계, 돈을 잃고 실패 할 것이다.”

“해외 talent에게 회사를 매력적인 일터ㆍ직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훨씬 더 필요하다. 뛰어난 인력은 커리어 비전(본사 임원, Regional CEO 등)을 제시하지 못하면 바로 떠날 것이다.”

“본사로부터의 너무 많은 참견은 시장 대응 속도를 느리게 하다. 일본회사들은 너무 보수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 해서 기회를 많이 잃었다. 의사결정 process는 너무 느려서 의사결정을 할 때쯤엔 market은 변화되어 있고, 기회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것을 한국회사들이 똑같이 따라 하고 있다.”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이 다르듯이 국내에서 성공적인 talent와 해외에서 성공적인 talent가 필요한 역량은 다르다. 예로, 해외에서 좋은 manager의 조건은 유연성, 커뮤니케이션 스킬(영어는 필수), 타 문화에 대한 이해력(다양성 존중) 및 경험, 추진력 및 대인관계 능력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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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ki is a career & recruiting consultant, and a cross cultural trainer living in Seoul. You could find more about him(both in Korean & English) if you visit his introduction page here.

저자인 은진기는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커리어 컨설턴트/헤드헌터 이자 이문화 교육 전문가이다. 그에대해 더 알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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